세 줄 요약
1. '함유'와 '~로서 OOmg'은 전혀 다른 말이에요
2. 조사 제품 중 함량을 표시한 건 7개뿐이었어요
3. 그중 5개는 실제 함량이 표시량의 절반 수준이었어요
영양제 라벨을 꼼꼼히 비교해본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 해보셨을 거예요. "이 제품엔 함량이 적혀 있으니까 저 제품보다 나은 거겠지." 그런데 그 숫자를 그대로 믿어도 될지는 또 다른 문제예요.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글루타치온이 들어간 식품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그 의심이 근거 없는 게 아니었어요. 라벨에 적힌 숫자가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게 확인됐거든요. 오늘은 라벨에서 함량을 제대로 읽는 방법을 정리해드릴게요.
글루타치온,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성분일까요?
먼저 솔직하게 짚을 부분이 있어요. 글루타치온은 국내에서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피부가 하얘지거나 톤이 밝아진다는 식의 효능 표현은 근거 없는 광고예요. 이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대부분 '일반식품'으로 분류되는데, 일반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은 표시해야 하는 의무 자체가 달라요. 이 차이를 모르고 라벨을 보면 헷갈리기 쉬워요.
조사해보니, 함량을 아예 안 적은 제품이 더 많았어요
한국소비자원이 글루타치온 식품 20개를 조사했는데, 이 중 실제 함량까지 표시한 제품은 7개뿐이었어요. 나머지 제품들은 '글루타치온 함유'처럼 들어 있다는 사실만 적혀 있을 뿐, 몇 mg이 들어 있는지는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았어요. 숫자 없이 '함유'라고만 적힌 제품은 많이 들었는지 적게 들었는지 소비자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에요.
표시된 함량, 실제로는 어땠을까요?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숫자를 적어놓은 제품들의 결과예요. 함량을 표시한 7개 중 5개는 실제 함량이 표시하거나 광고한 양의 약 절반 수준으로 확인됐어요. 즉 라벨에 숫자가 있다고 해서 그 숫자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특정 브랜드를 지목할 문제가 아니라, 함량 표시 자체의 신뢰도를 소비자가 한 번 더 의심해봐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예요.
'함유'와 '~로서 OOmg'은 왜 다른 말일까요?
이 둘을 같은 말로 읽으면 함량을 완전히 오해하게 돼요. '함유'는 그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만 말할 뿐 양을 알려주지 않고, 'OO로서 OOmg'은 지표성분(그 원료의 효과를 대표한다고 보고 양을 측정하는 기준 성분) 함량을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주는 표현이에요. 추출물 총량과 지표성분 함량도 헷갈리기 쉬운데, 추출물이 300mg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중 지표성분은 훨씬 적은 양일 수 있어요.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 원료의 지표성분 함량과 1일 섭취량을 표시해야 하지만, 일반식품은 이런 표시 의무가 건강기능식품만큼 엄격하지 않아요. 그래서 같은 '글루타치온 제품'이라도 어느 쪽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라벨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양 자체가 달라져요.
라벨에서 확인하는 순서, 이렇게 하면 빨라요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순서를 정해두시면 편해요. 먼저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있는지 보고, 있다면 기능성 원료 항목을 찾아요. 그다음 'OO로서 OOmg'처럼 지표성분 숫자가 적혀 있는지 확인하고, 이어서 1일 섭취량을 봐요. 이 네 가지가 모두 갖춰져 있다면 신뢰할 만한 표시고, 나머지 성분들은 양이 적은 부원료 정도로 생각하시면 돼요. 그리고 가장 빠른 필터가 하나 있어요. 숫자 없이 '함유'라고만 적힌 제품은 비교 후보에서 먼저 빼는 거예요. 숫자가 있는 제품들만 남겨놓고 비교하는 게, 라벨을 오래 들여다보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고 빠른 방법이에요.
광고 문구가 화려하거나 용량이 커 보인다고 해서 함량이 많다는 뜻은 아니에요. 결국 믿을 수 있는 건 라벨에 적힌 구체적인 숫자뿐이라는 걸 이번 조사 결과가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에요. 다음에 영양제를 고르실 때는 포장을 뒤집어서 숫자부터 찾아보시길 권해드려요.